미 비포 유(Me Before You)

도서명: 미 비포 유(Me Before You)
글쓴이: 조조 모예스(Jojo Moyes)
출판사: 살림

줄거리

일자리를 찾던 여자 루이자 클라크는 트레이너 가족에게 고용되었다. 그녀의 일은 사지마비환자 윌을 6개월동안 간병하는 것이다. 사고 이전 완벽한 삶을 살았던 윌은 현재 그의 처지를 몹시 싫어한다. 간병 초반에 루이자는 매사에 사나운 윌과 별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조금식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나 윌은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자신을 마리는 부모님에게 6개월의 시간을 준 것. 그 사실을 알게 된 루이자는 잠시 방황하지만 곧 어떻게든 그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윌의 간병일로 인해 남자친구와 싸운 루이자는 자신이 윌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주어진 6개월의 시간이 열흘 남았을 무렵, 둘은 여행을 떠난다. 윌은 루이자를 사랑하지만 죽기로 한 자신의 결심은 확고하다고 고백하고 루이자는 충격을 받아 사직서를 낸다. 하지만 윌의 부탁으로 루이자는 죽기 전 순간까지 윌의 옆에 있는다. 결국 윌은 스위스의 다그니터스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다.

책을 읽고 새로 알게 된 것

사지마비환자의 생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세상에 하반신이나 혹은 상체 일부까지 마비가 되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TV나 인터넷에 나오는 긍정적인 관점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냥 마비가 되고 끝이 아니라 자율신경 반사이상(Aytonomic Dysneflexia, AD) 같은 일이 찾아오거나 별거 아닌 폐렴에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 등이 나에게는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소감(감상 및 비판)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윌이 너무 이기적이야’였다. 자신도 루이자를 사랑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했으면서, 심지어 오로지 루이자 때문에 눈을 뜰 때도 있다고까지 했으면서 죽겠다고 하는 것은 루이자에게 너무 아프고 슬플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자기 자신이 싫었으면 하는 안쓰러운 생각도 든다. 그도 그럴 만한 게, 윌은 사고 이전에 정말 “완벽”한 삶을 살아왔고 그 인생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를 계기로 안락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설 에 나온 바에 따르면, 낙태를 하는 간호사들도 그 죄책감이 어마어마하다는데 직접 안락사를 시키는 의사는 그 감정이 얼마나 크게 느껴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나는 안락사가 잘못된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판단을 거친다면 본인의 의지대로 하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락사 또한 이기적인 방법이 아닐까. 아무리 너무 불행하다 한들 안락사를 택하면 주변 사람들은 배로 고통받지 않을까? 사람들이 안락사는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파피용(Le Papillon Des Etoiles)

도서명: 파피용(Le Papillon Des Etoiles)
글쓴이: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출판사: 열린책들

꿈은 있지만 실행력이 부족한 과학자 이브 크라메르,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전직 요트 선수 엘리자베트 말로리,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억만장자 가브리엘 맥 나마라, 그리고 박식한 생물학자 아드리앵 바이스는 선발된 인류 14만 4천명을 거대한 우주선에 태우고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 문명을 다시 시작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세간의 반대와 무시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우주선 은 제2의 지구가 될 행성을 향해 나아가지만 1세대 지도자들 이브, 엘리자베트, 가브리엘과 아드리앵이 사망한 이후 탑승객들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그 후 천 년의 시간이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생존자는 단 여섯 명뿐. 두 명밖에 탈 수 없는 우주 왕복선에 탑승하기로 선택된 엘리자베트-15와 아드리앵-18은 새로운 행성에서 살아가려 하지만 엘리자베트-15가 죽고 만다. 이에 인류를 이어나가기 위해 아드리앵-18은 자신의 골수로 새로운 인간 여자 에야를 만들어내고, 아드리앵-18일 에야에게 옛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은 인류 탄생의 설화를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아무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공룡의 멸종이 실은 에서 온 사람들 때문이었다면? 그리고 세월이 흘러 자신들의 고향을 잊은 채 이곳만이 유일한 라고 믿게 되면? 은 또한 성경의 창세기를 반영하고 있다. 아드리앵-18은 최초의 남자 아담, 아드리앵-18의 늑골로부터 태어난 에야는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태어난 이브, 엘리자베트-15는 최초의 여자 릴리스, 그리고 초반에는 프로젝트의 훌륭한 조력자였지만 후에 사람들을 이끌고 원래 지구로 돌아간 이브의 비서 사틴 방데르빌트는 사탄을 대변함을 알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었던 이브는 야훼, 창조주를 뜻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은 인류의 습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외계 행성을 개척하고 식민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은 이러한 인류의 가능성,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한계점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파피용 호 안에 완벽한 유토피아를 실현하려던 이브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지구에서 해왔던 것처럼 서로 세력을 나누어 대립하고, 그 사이에서 독재자들이 군림한다. 필자는 이 또한 인류의 습성이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낭시 대학 행동 생물학 연구소의 연구자 디디에 드조르가 행한 실험이 하나 있다. 단 하나뿐인 문이 수영장으로 통해 있고, 먹이가 담긴 사료 통은 수영장 건너편에 있는 우리 안에 쥐 여섯 마리를 넣으면 수영을 해서 먹이를 가져오는 피착취형 쥐와 그런 쥐들의 먹이를 뺏어 먹는 착취형 쥐가 나뉜다는 내용의 실험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피착취형에 속하는 쥐들만 따로 모아서 우리에 넣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파피용 호의 탑승객들을 보자. 1세대 지도자들은 면밀한 심사를 거쳐 탑승객들을 선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분명 올곧고 문제를 일으킬 만한 요소가 전혀 없어 보이던 사람들이 싸우고 또 싸워서 단 여섯 명만을 남겨 놓는 결과를 낳았다. 더 나은 인류 문명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결국 예전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변혁을 시도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한다. 우리의 앞에 놓여 있는 것의 정체도 모르는 채 한 발짝 나아가느니,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편한 것이렷다.

소설의 끝에서 에야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계속해서 되풀이되어왔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운다. 사실은 이전에도 몇백 개의 지구와 몇백 대의 파피용 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참으로 암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끝없이 돌아가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 갇혀 있는 주제에 스스로를 혁명가라고 칭하는 것이다. 이래서야 우물 안 개구리의 자화자찬을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기대를 걸 수 있는 건 에야와 같이 「계속 도망칠 수만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젊은이들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